2008년 08월 06일
나름대로는 간만에 블로그에 글을 써내려간다.
별거 없는 글들이지만, 내게는 그 때 그 때의 감정과 기분을 하나씩 소중하게 간추려낸 것들이기에.
쉬이 손이 가질 않았다는게 핑계라면 핑계.
서울엘 왔다. 겉으로야 복학이라고 하는 큰 이유가 나를 이끈 것이지만,
그보다는 지난 2년간의 생활과는 다른 또 다른 생활들을 영유해나가고 싶은 내 욕심도 단단히 한 몫을 했다.
지난 2일에 하숙집으로 와서 이제서야 하나씩 정리가 되어간다.
무슨 정리가 그렇게 오래 걸리냐고 하겠지만,,
한 번 잘 정리해두면 꽤 오랫동안 마음에 든 방에서 지낼 수 있다는 장점을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시간에 쫓기고 사람에 쫓겨서 그렇게 무언가를 하나씩 없애나가는 시간보다는,
하나씩 여유를 가지고 조금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볼만큼 차분한 나를 만들어나가고 싶었다.
그러한 이유로 이제 정리가 끝나간다.
지방에서 살던 내가 서울에 오면서 나름대로 세우는 의미 하나하나들은 나를 꽤 오랜 시간동안 의미있게 해준다.
알지도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가보지도 못한 곳들에서 나오는 셀 수 없는 빛들에 의미를 부여하면
딱 그만큼 내게도 의미가 생긴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지 못하니까...라고 스스로 이유를 세워보기도 하는데, 아직도, 그리고 여전히 제대로 된 이유는 아닌 듯 싶다.
큰 소리로 음악 틀어놓고 차를 몰아대는 사람도 그가 있어야 할 이유가 있고,
이어폰을 통해 음악소리를 흘려넣는 동안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도 그가 있어야 할 이유가 있다.
여자친구의 가방을 들어주는 사람도 그러하고, 그 옆에서 장난을 치는 사람도 그러하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살고 있는 서울은 사실 내가 살던 충주와 전혀 다를 것이 없다.
그곳에서도, 모든 사람들은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언제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언제나 자신의 시선으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함으로써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나라는 사람 또한 존재할 수 있는 이유를 마련해주었더랬다.
서울엘 오면 무언가 달라지고 무언가 변할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생각이 이렇게 기가막히게 맞아떨어지다니.
참 멋진 일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걷는 길을 바라본다.
지나치는 사람들이 타인을 의식해서 자신을 추스른다.
그렇게 사람들은 살아가고 있다.
그런 사람들 속에서 나도 이제 살아간다고 상경을 했다.
복학을 해야 하고, 과외나 알바를 해서 내 학비를 내가 해결해야 한다.
게다가 책임져야 할 일들은 또 그렇게 많다.
심지어 관심있는 것들도 그렇게 많다지.
그런 사람이 서울엘 왔고, 사실 살아가는 것은 크게 다를 것이 없으며, 좀 더 깊이 생각해본결과
그 어느것도 변한 것 없이 변해간다고 오늘 하루를 평가하게 되었다.
잘하자. 좀 더 잘하자.
그리고 이야기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 by 바게트빵 | 2008/08/06 22:12 | Cogito Ergo Sum | 트랙백 | 덧글(2)